미국 패션업계가 “맨티스( manties)”열풍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남성(man)”과 “팬티(panties)”의 합성어인 맨티스는 남성용 특정 속옷을 지칭하는 다소 익살스런 표현이다.

Giorgio Armani
A mankini from Emporio Armani’s Spring 2011 show, held in June 2010.
맨티스는 지난 10년간 남성 패션의 약칭으로 등장한 다양한 어휘 목록 중 하나에 속하며 이 외에도 “맨달스(남성용 샌달),”
“머시스(지갑),” “맨티호스(팬티스타킹),” “맨키니(수영복 종류)” 등이 있다. 물론 이걸 한꺼번에 다 착용해야 되는 건 아니다.

처음에 이런 신조어는 패션업계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비밀언어였다고 어원학자들은 말한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주류를 형성하게 되어 저명한 옥스포드영어사전 편집부에서도 사전에 등재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목요일 시작되는 뉴욕패션위크의 남성 컬렉션에서는 더 많은 신조어가 탄생할 수 있다.
패션 에디터들은 종종 특이한 런웨이패션을 표현할 말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3월에 열린 헤르메스의 여성 컬렉션에서는 부츠로 연결되는 가죽바지를 지칭하기 위해 “푸츠”라는 말이 새로 생겼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이런 신조어에 호응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패션 관계자들은 ‘거세된’ 느낌을 준다고 불평한다.

<남자가 되는 법>의 저자이자 GQ잡지의 스타일칼럼리스트 글렌 오브라이언은
“맨티스는 남성들의 거부감을 상당히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말한다.

에스콰이어 잡지 에디터이자 어휘 칼럼을 주관하는 로스 맥커몬은 “우리는 이런 단어들을 계속 쓸 생각이다.
‘맨(man)’이나 ‘브로(bro)’같은 단어를 다른 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런 접두사는 “남성에게 희화적인 느낌을 준다”고 말한다.

사실 이러한 신조어의 발명은 최근 남성 패션계의 호황 때문에 생긴 증상이다.
남성 패션 부문은 불안한 경제상황에도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올 상반기 미국 남성 패션 매출은 4.6%가 증가해 0.8% 감소한 여성 패션계와 대조를 이룬다고 시장연구기관 NPD그룹은 밝힌다.

뮬러리(남성용 보석류) 판매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핑키 링(새끼손가락 반지)의 짝이 될 팔찌도 등장했다.
토드에서 나온 가죽 팔찌(은행가들의 총아)와 버크맨 브로스의 끈과 면으로 꼬아 만든 팔찌 등이 있다.

플립플랍보다는 좀 점잖아 보이는 앞이 뚫린 신발, 맨달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여름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런 맨달을 신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스타일 관측통들에게 즉각 혹평을 받긴 했지만.)
패션/연예 블로그 ‘제제벨’은 “흉칙스럽다”고 단언했으며
다른 온라인비평가들 역시 오바마의 발가락을 보는 것이 거북하다는 반응이었다.

대부분 디자이너들은 신조어를 사용할 생각이 전혀 없다.
“샌달을 신고 싶으면 신으면 되지 그걸 맨달이라 부르진 않겠다”라고 차세대 남성복 디자이너를 뽑는
 이탈리아 “후 이즈 온 넥스트?”의 제1회 우승자 우밋 베난은 말한다.

언어학자들은 이런 신조어를 말하자면 남성 패션의 ‘이탈현상 (emancipation)’으로 보고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접두사 “e-”가 상점이나 은행 앞에 붙어 온라인 상점이나 은행을 뜻하는 것 같이
“맨”은 여성적인 대상에 남성성을 부여하기 위해 쓰인다고 단어 열광자들의 웹사이트 ‘워드닉닷컴’ 설립자 에린 맥킨은 설명한다.

남성 패션계의 호황과 그에 따른 신조어의 등장은 1990년대 ‘메트로섹슈얼’이라는 용어의 탄생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남성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던 메트로섹슈얼은 저스틴 팀버레이크, 조 조나스, 케일 웨스트 등
자신이 선택한 스타일로 비웃음이 아닌 칭송을 받는 팝 문화 스타들의 도래를 알리는 전주곡이 되었다.

“갑자기 남성을 외모로 칭찬하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스턴 에머슨컬리지의 팝 문화 강사 신시아 밀러는 말한다.
“대중들이 갖는 인식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유머의 소재로도 종종 등장했다. 1995년 시트콤 “사인필드”에서는
크레이머가 남자용 브래지어 사업을 계획하며 이름을 “브로”로 하느냐 “맨지어”로 하느냐 하는 장면이 나온다.
보다 최근에는 “토요일밤라이브쇼”에서 맨티스가 조크의 대상으로 등장했다.

직접적으로 의류와 관계되지 않은 표현들도 있다.
일부 남성 모델들은 “매노렉시아(거식증)”를 앓고 있다고 한다.
화장이나 몸단장과 관련해서는 “가이라이너(남성용 아이라이너),” “맨스케이핑(팔다리와 사타구니의 털 제거)” 등이 있다.

지난 10년간 제품과 용어 자체로 특히 흔히 쓰이게 된 말이 있는데 바로 맨백이다.
백화점 체인 메이시는 일부 백화점 매장에 맨백 코너를 따로 만들었고 지난 한 해 동안 제품 종류도 두 배로 늘렸다.
메이시 남성 패션 책임자 듀란드 귀온은 아이팟, 아이패드, 휴대폰 등을 담기엔 주머니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맨백 혹은 머시스라는 용어를 사용하진 않는다.
“난 이런 경향을 경시하는 용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메신저, 짐, 토트, 캐리올, 백팩, 포트폴리오, 더플 같이 특정 가방을 지칭하는 용어들을 좋아한다.”

옥스포드영어사전 측의 의견은 다르다. 그들은 이미 5년전 “맨백”이라는 용어를 인정했다. 유일하게 인정받은 남성 패션 신조어다.
옥스포드 신조어 수석 에디터인 피오나 맥퍼슨은 맨백이 시간이라는 시험을 거쳤다고 말했다.
1968년에 이미 사용되기 시작했던 단어라는 것이다.

맥퍼슨은 옥스포드에 “등재되려면 10년 이상 사용된 단어”여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맨백의 동의어 머스나 맨키니, 맨달, 맨티 같은 단어는 아직 자격이 없다.
이 중 10년 이상 된 용어는 없으니 말이다.

패션계쪽에서 들으면 대경실색할 얘기지만 이 신조어들은 패션폭탄들을 재정의하고 있기도 하다.
영국의 해변마을 뉴퀘이에서는 맨키니 위반자들이 늘고 있다고 뉴퀘이 경찰국장 이안 드루몬드-스미스가 말했다.
일례로 올 여름 한 남자가 위는 홀터 스트랩(목 뒤로 끈을 묶는)에 아래는 티 팬티 같은 수영복을 입고 해변에 나타나
엄중한 경고를 들었다. (‘카자흐스탄킹카의 미국문화 빨아들이기’의 주인공 보랏이 입어 유명해진 것과 유사한 수영복이었다.)

드루몬드-스미스 국장은 그 가느다란 끈 같은 수영복이 “성희롱, 경계심, 고민을 유발하는 아이템의 전시를 금하는”
영국 공공질서법( Public Order Act 1986) 제 5항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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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노디스크

Posted by STYLE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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