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지아니 베르사체가 밀라노의 비아 델라 스피가에 숍을 오픈했을 때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베르사체의 패션은 화려했고 고대 그리스, 앤디 워홀, 모던 아트에서 영감을 얻었다. 80년대 내내 섹시한 대담함과 핫한 컬러를 자랑하는 베르사체의 명성은 매년 높아져 갔다. 지아니 베르사체와 그의 브랜드는 남들보다 특별한 삶을 살고 있거나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룩을 발전시켰다.

베르사체의 넘쳐나는 섹시함과 흥미로움을 동시에 표현하는 디자인에 반한 셀레브리티들은 곧 숍 앞에 줄을 서게 되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 마돈나, 스팅, 엘튼 존, 실베스터 스텔론, 존 본조비, 코트니 러브, 쉐어, 엘리자베스 헐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프린스, 제인 폰다, 리즈 테일러 등이 모두 고객들이었다.) 베르사체는 파티를 마지막으로 떠나고 싶어하는 유명한 인물들이나 혹은 신문에 자신의 사진이 실리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패션이었다. 베르사체 남성복은 남자들의 옷 입는 방식을 완전 바꿔버렸다. 평범하고 보수적 남성 패션 세계에 샤프한 수트와 강한 패턴, 매혹적인 컬러가 도입되었다. 베르사체는 TV 히트 시리즈물인 마이애미 바이스의 의상을 담당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혹자는 성급하게 형편없는 취향이라 매도했고 어떤 이들은 천재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베르사체는 가장 눈에 띄고 강렬한 룩의 패션을 상징하게 되었다. 베르사체의 의상을 입은 여성들과 남성들은 그 누구보다 화려했고, 젊은 정신과 단순 명쾌한 사고방식을 소유했다.

1997년 지아니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에는 베르수스 컬렉션을 디자인해왔던 여동생 도나텔라가 회사의 수석 디자이너를 잇게 되었다. 도나텔라는 언제나 지아니의 뮤즈였으며 베르사체 우먼의 전형이었기에 도나텔라가 본능적으로 베르사체의 디자인 전통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는 브랜드의 섹시함과 최상의 럭셔리함을 이어가는 동시에 보다 소프트한 일면을 더했다. 도나텔라는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은 오빠로부터 배웠다고 말했지만, 2011년 현재 베르사체는 지아니만큼이나 도나텔라의 색깔을 보여주는 브랜드가 되었다.

2011년 F/W 시즌과 2012년의 S/S 시즌의 컬렉션은 모두 비평가로부터 찬사를 얻었다. 스타일닷컴은 이를 ‘분수령’이라 표현할 정도였다. 가을 시즌에 도나텔라는 베르사체의 바로크 패턴 전통을 잇는 보다 심플하고 그래픽한 의상을 만들었다. 반면 봄에는 올 화이트에 골드 스터드를 활용했다. 베르사체 컬렉션이 늘 그렇듯, 섹시함을 지닌 이 두 컬렉션은 브랜드의 전통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잘 아는 디자이너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었다.